한글 자모의 여섯째 글자. 표준발음으로 <비읍>이라 읽으며, 현재 구강음(口腔音) 가운데 평음(平音)의 순음(脣言)을 적는 데 쓰이고 있다. <ㅂ> 글자가 나타내는 음은 목젖을 들어 콧길을 막고서 폐에서 나오는 공기를 입으로 통하게 하되, 그때에 두 입술을 다물거나 다물었다가 벌리면서 내는 자음이다. 따라서 <ㅂ>은 구강음으로 양순음이며 폐쇄음(閉鎖音)이고 평음(무기음)인 것으로 인식된다. 현대맞춤법에서 <ㅂ>은 이 글자 자체를 지시하는 경우 외에 <바다·발·아버지·냄비·구부리다·비비다·붐비다> 등에서처럼 음절의 첫소리를 적는 데에 쓰이기도 하고, <입·씁쓸하다·급하다·아름답다> 등에서처럼 음절의 끝소리 즉 받침을 적는 데에도 쓰인다. 음절의 첫소리로 발음될 때에는 무성음(無聲音)으로 하되 두 입술을 다물었다가 벌리는 파열음(破裂音)으로 한다. 받침으로 쓰인 <ㅂ>은 두 입술을 다문 상태로 끝나는 미파음(未破音) 또는 폐쇄음으로 발음되되, 다만 유성음(有聲音;모든 모음과 자음 중 ㄴ, ㄹ, ㅁ, 받침 ㅇ)과 유성음 사이에 놓이는 <ㅂ>은 유성음으로 발음된다. <ㅂ>을 포함한 겹받침으로는 <값·없다> 등의 <ㅂㅅ>, <여덟·넓다·떫다> 등의 <ㄹㅂ>이 현대맞춤법에서 쓰이고 있다. 《훈민정음(1446)》에서는 <ㅂ>에 대해서 <ㅂ은 입술소리니 별(彆)이란 글자의 처음 나는 소리와 같다(ㅂ脣音如 字初發聲)>라고 하였으며, 이를 《훈민정음》 <언해본>에서는 <ㅂ

입시울쏘리니

字

처

펴아나

소리


니(ㅂ

脣音이니 如 字初發聲

니)>라 풀이하였다. 《훈민정음》에 의하면 <ㅂ>은 순음으로서 전청(全淸)에 속하며 <ㅁ>보다는 세고 <ㅍ>보다는 덜 센 음이 된다. 그리하여 순음을 적는 글자 가운데서 <ㅂ>은 <ㅁ>에 획을 더하여 만들었다고 하였다. 음절의 끝소리, 즉 종성(終聲)으로서의 <ㅂ>은 <ㄱ·ㄷ·ㅁ> 등과 함께 입성(入聲)의 종성이 되는데, 그 느리고 빠름(緩急)에서 <ㅁ>이 빠름의 음으로 되면 <ㅂ>이 된다고도 하였다. <ㅂ>의 용자례(用字例)로서는 <

[臂(비)]·벌[蜂(봉)]>과 <섭[薪(신)]·굽[蹄(제)]>을 초성과 종성의 경우로 각각 들었다. 현대맞춤법에서와 달리 15세기의 일부 문헌들에서는 <ㅂ>이 초성과 종성 이외에 이른바 사잇소리로도 쓰인 일이 있다. 《훈민정음》 <언해본>의 <覃땀ㅂ字

, 侵침ㅂ字

>라든가 《용비어천가(龍飛御天歌)》의 <사


디리잇가>, 그리고 《월인천강지곡(月印千江之曲)》의 <사

서리라> 등이 그것인데, 받침 <ㅁ> 아래에서 쓰였다. 권정선(權靖善)의 《음경(音經, 1906)》에서는 받침 <ㅁ> 아래에서는 <口 니ㅁ몸>처럼 <ㅁ>을 쓰고 <ㅂ>의 예로서는 <語말ㅂ法법> 같이 든 바 있다. 이는 사잇소리의 표기가 아니라 <독서초성토(獨書初聲吐)>로 본 것이다. <ㅂ> 글자의 명칭은 《훈몽자회(訓蒙字會, 1527)》 범례 끝에 있는 <언문자모>의 초성종성통용팔자(初聲終聲通用八字) 중 <ㅂ非邑>으로 적혀 있는데, <비(非)>는 음절의 첫소리에, <읍(邑)>은 음절의 끝소리에 쓰이는 것이다. 《진언집(眞言集)》 계통의 문헌들에도 마찬가지로 거의 그대로 실려 내려왔으며, 개화기에 약간의 논의를 거쳐 1933년 《한글맞춤법통일안》이후 1988년 《한글맞춤법》에 이르기까지 <비읍>이라는 명칭이 일반적으로 쓰여 온 셈이다.